나의 이야기

비상 연락망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0. 20. 01:16



핸드폰에
비상시 연락  전화번호 1번을
누구로 적어 놓을까 고민한다
직장에 다니는 아들도 아니고
미운 마누라도 아니고
친구가 젤로 났겠다

2번은 누구로 해 놓을까
장남으로 해 놓자
3번은 차남으로 해 놓자

실상 일이 터지면
누가 제일 먼저 연락이 올까
시험해 봤다
아무도 연락이 없다
비상 연락 전화번호를 다 지워 버렸다

반나절이 지난 후 무슨 일 있냐고 작은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자판이 잘못 눌려졌다고 말했다

혼자 속으로는
"아빠는 이미 골든 타임을 놓쳐 사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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