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목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11. 1. 00:26




발등이 아프다
물파스를 바르고 덧대어
신신파스도 붙였다
그래도 통증은 가시지 않는다
뼈에 금이라도 간 걸까
걱정이 된다

요즘 들어 생인손인지 손끝 발끝에 가끔 아린 통증이 온다
혈액 순환 문제인지
면역력 저하인지 원인을 모르겠다
그러다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증상이 사라진다

반백년 넘게 사용해 온
사지 다 보니 육신이 쇠퇴하는 모양이다

발마사지를 해 봐도 차도가 없다
발은 나의 평생 인력거 아닌가
이상이 생기면 여행을 할 수가 없다
산책도 할 수 없다
부디 이상 없이 원상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발은 세월의 무게만큼 여위고 작아졌다
변해버린 나의 모습처럼 안쓰럽고 애처롭다
괜찮다, 괜찮아질 거다

하지만 거울 속에 나는 어느새
한그루의 늙고 지친 나무다

발은 너무 먼 길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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