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追想

영원하리라 믿었던 生이 사금파리처럼 부서져 흩어진다生은 결국 여기까지다이삿짐을 정리하다 발견한 사진 한 장이 여유롭다태국인지 라오스인지 여행 중 찍은 사진인 듯하다젊어서 빛나던 시절이다뭘 해도 아름답던 계절이다여행 전 가방을 꾸릴 때마다 허리를 다친다안전수칙을 잊고 무리하게 짐을 들고 내리다가 매번 허리를 삐끗한다오늘은 이십 년 만에 이삿짐을 싸다가 또 실수를 했다맨소래담을 바르고 파스를 붙이고 뜨거운 찜질도 한다짐짓 낼모레 이삿날 꼼짝 못 하면 어쩌나 걱정이다꾸리던 짐을 잠시 멈추고 앉아화려했던 그날의 사진을 보며 추상한다화양연화의 시간이 꿈결 같다'FRANKY'라고 쓰여진 저 후드티를 이번 이사하며 재활용 박스에 넣어버렸다그냥 좀 더 입을 걸 그랬나 보다

나의 이야기 2025.04.30

오늘도 청계산 쪽으로 가는 헬기 소리가 요란하다누군가 고의로 불을 내는 것처럼 요즘 산불이 잦다도대체 이 나라가 왜 이러는 걸까국민 안전 의식이 낮아서 그런 걸까일부러 누가 불을 내고 다니는 것처럼그놈의 불이 연일 끊이질 않는다불난리에 당파 싸움에 경제 파국에 나라가 무정부 상태처럼 혼란스럽다이런 판국에 대선 후보자가 십수명이라니속에서 열불이 난다이것이 火魔같은 위정자들의 실체다산에서 담배 피우는 놈은 주둥이를 빼 버리고텃밭 쓰레기 태우는 농부님들 제발 조심 좀 해 주세요자그마한 실수로 전국 산하가 불바다가 됩니다그 불난리에 죄 없는 백성과 진화 요원들만 희생당하고불탄 곳이 다시 복구되려면 수십 년에서 백 년도 걸린 답니다진화 헬기도 두대나 추락하고 누군가의 아버지 조종사도 두 분이나 순직하셨습니다..

나의 이야기 2025.04.29

나의 작은 燈

침대맡에 작은 등은 나의 희로애락을 안다수많은 밤을 함께했기 때문이다비 오는 밤눈 내리던 밤천둥 벼락이 치던 밤이 모든 계절과 밤을 함께 했다등은 홀로 웃고 울던 남자의 숱한 밤의 비밀을 안다언젠가부터 등을 돌리고 사는 사내의 삶까지애증의 세월을 함께했다오늘 등의 십 년 묵은 때를 씻기고 말갛게 말렸다앞으로 새날 새 밤을 다시 시작하자고 등을 두드리면 위로한다

나의 이야기 2025.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