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바람을 사랑하는 이유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7. 17. 15:50






              바람을 사랑하는 이유


              바람의 가슴팍 이름표는 자유다

              먼 우주에서 내 푸른 소매자락 까지 닿아

              소멸하지 않고

              태고적 쥬라기 공원의 바람으로

              내집 방 문를 두드릴때

              바람을 진정 사랑하는 까닭이다

              쉼 없이 방랑하는 행보가 부럽고

              시작과 종착역이 궁금하지 않아 그 또한 좋다

              바람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리움이란 향기를 품고 있는 까닭이다

              사유 깊은 삼나무숲 그늘에 앉아

              바람의 손을 잡아보면 안다

              그 결이 얼마나 따듯하고 보드라운지

              질곡한 인생 귀퉁이에서도 그의 손길은 늘

              할머니 손처럼 온화하다

              한바탕 폭풍같은 정사후 몰려드는 나른함의

              나르시즘처럼 달큰하다

              바람이 화나지 않길 염원하며 산다

              내가 그 바람을 닮고 싶은

              까닭이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월  (0) 2014.07.20
카페인C8H10N402  (0) 2014.07.17
안 잡아가는 도둑  (0) 2014.07.10
이젠 삶에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0) 2014.07.06
루씰  (0) 201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