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7월은 갈코리 같은 달
낚시 바늘 닮은 달
유월이 가고 팔월은 안된 달
어주춤하게 어정쩡한 달
별볼일 없어 장마 따위나 몰고 오는 달
저기 방파제에 나앉아 생날라리 처럼
낮달보며 생술이나 들이키는 달
거기 바다새 한마리 날면 좋고
그도 아니면 말고 무료하고 답답한 달
지루한 마른 장마끝 칠월이 삭아 문드러지면
문어 대가리마냥 가을 머리카락 행여 보이려나
웬걸 그 끝으론 그림자조차 안 비추네
팔월이 장비처럼 떠억 버티고 서 있네
그래서 7월은 아무 쓰잘데기 없는 달
스쳐가는 달
묻어가는 달
기다리다 사무치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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