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말자
아직도 창밖으론 찌르레기 소리가
요란하다
이렇게 여름의 흔적은 집요한데
이부자리는 어느새 두꺼워졌다
오늘도 삶이 지루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무 할일이 없어지는 날이 끔찍하다
한철 살다가는 매미의 생도
하루 살다가는 날파리도 위대한 생일진대
거기에 비하면
사람의 생은 얼마나 화려하고 웅대한가
늘 감사하고
늘 노래하고
늘 뛰어다니고
늘 웃어도
갚지못할 축복
곧 무대에서 퇴장할 찌르레기가
사력을 다해 마지막 목청을 돋우는
여름의 끝
그 광복절 아침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