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 문상(問喪)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11. 16. 08:32

 

 


        『가을 문상』

         

        간 사람은 가고

        남은 사람들은 능이버섯 회를

        귀하게 먹었다

        간 사람은 갔지만

        산 사람들은 산 소풍을 갔다

        "직지사" 대웅전 뒷곁 산 단풍은 수려했으나

        막바지 가을 끝처럼 쓸쓸했다

        검은 장복의 저승사자 처럼

        긴 생을 달려온 사람들 틈에서

        향불을 피우고 목탁소리를 부르고

        그렇게 놀았다

        갈 사람은 가고

        남은 사람은 허기를 채우며 놀았다

        문상객들의 신발은 이미 어지럽고

        노란 단풍은 책갈피에 화려했다

        그렇게 소풍 다녀왔다

         

         

         

        <김천 직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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