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세상 귀퉁이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12. 7. 11:18








            세상 귀퉁이


            오후 2시쯤 인사동 가는길

            종로3가에서 내려 세운상가를 가로 질러갈 요량으로

            출구계단을 오르다 순간 멈칫했다

            출구 안쪽으로 겨울옷을 입은 어르신들이 인산인해‥

            무슨 집회가 있는지 둘러봐도

            아무런 낌새가 없다

            이 노인들 그냥 무작정 서 있기도하고

            계단에 졸며 앉아있기도 하고‥

            순간 전율이 왔다

            아‥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정말 이 추위에 기껏 머물곳이 종로3가

            역사안 밖에 없는가

            수많은 체온들이 옹기종기 모여 온기를

            만드는 종로3가 전철역 안방

            허둥지둥 서둘러 군중속을 쫒기듯 빠져 나왔다

            갤러리로 가면서 너무 마음이 불편하다

            나는 여태 혼자서 과분한 행복을 누리고 있었구나

            세상물정 모르는 얼빵 무식한 놈

             

            귀갓길 빨간 구세군 자선 냄비에 자석에 끌리듯

            지폐 한장을 넣었다

            눈꼽만큼 이라도 가진 죄를 면제 받을까 하는

            아주 어리석고 못된 마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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