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3000원짜리 짜장집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6. 12. 20:21

 



              3000원짜리 짜장집 / 김낙필

               

              자장면집 주변 사진 촬영을 했더니

              금방 식사 마친 기사분이 곁에와서 말한다

              "저기 10분밖에 안됐는데 좀 봐주시죠"

              날 불법주차 단속반으로 아신게다

              저녁 한끼를 삼천원짜리 자장면으로 때우는

              택시기사 아저씨들로 이집근처 도로변이 꽉 찼다

              한참 잘나갈때는 불백도 먹고 보쌈도 먹었는데

              요즘처럼 손님 없을때는 이것도 호사인 게다

              3평 남짓한 옛날 짜장집은 식사때면

              택시 기사분들로 만원 사례다

              한번 시식해보니 돼지고기 들어간 것도 아니고

              감자덩이가 씹히는 그저그런 된장짜장 맛이다

              결국 맛이 특출나서 먹는게 아니고

              싸게 한끼 때우는 개념 인게다

              종일 일하고 식사나 제대로 해야하는데

              돈이 아까워 비싼 음식은 생각도 못하는거다

              왜 서민층은 죽어라 열심히 일해도

              늘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

              왜 이런 세상이 왔는지 서글프다

              삼천윈짜리 짜장을 먹었어도 고기 먹은듯

              이쑤시개로 이빨쑤시며 나오는 아저씨들!

              불백 먹은듯 생각해서 고맙소

              기다리다 보면 좋은날 안 오겠오

              이리하여 3000원짜리 자장면 집은 연일

              점점 성업중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란한 계절 / 김낙필  (0) 2015.06.15
나의 님이시여 / 김낙필  (0) 2015.06.15
시애틀에 잠 못이루는 밤 / 김낙필  (0) 2015.06.10
소유(所有) / 김낙필  (0) 2015.06.10
소문만 무성한 / 김낙필   (0) 201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