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한 계절 / 김낙필
나는 밤꽃 냄새를 싫어한다
비릿한 정사가 생각나고
그 끄트머리 그늘같은 허무가 싫다
거기다가
크라이맥스에서 터지는 분화구 분출이
시뻘건 용암 덩어리가 아니고
우유빛 밤꽃 눈물이라니..
과부가 몸살난다던 밤꽃 냄새는
왠지 음란하기만 해서
음란서생이 만들어낸 춘화냄새 같다
꿀중에 으뜸이라는 밤꿀도 그렇다
밤나무가 절정에서 쏱아낸 눈물 같다
그러나 지금은 바야흐로
밤꽃 향기가 터지는 음란한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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