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커피가 식어가는 저녁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8. 30. 23:22

 



                커피가 식어가는 저녁

                 

                지나온 길이 아련하다

                무참했던 추억과 달콤했던 기억을

                찻잔 모서리어 두고 살며시 핥아

                음미한다

                오랫동안 모든 것에 대해 관허했는지

                지나치게 깔깔한적은 없었는지

                자문한다

                그리고 이젠 단순해지려고 한다

                스쳐가는 것들에게는 용서하고 싶다

                손을 내밀어 온화하게 허락하고 싶다

                산등성이 바람처럼 자유롭게

                때론 강가 노을처럼 편안하게

                나를 소유하고 싶다

                커피가 식어가는 동안 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날개를 단다

                자아와 오만의 슬기로운 배려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될테다

                절대 어리석은 눈동자를 갖지않을 테다

                식어가는 커피처럼 고요할 테다

                 

                나는 그런 저녁에 앉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