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남자
평생 누구에게 줘 본적 없는 꽃을
주러 갑니다
전철을 타고 다시 갈아타고
꽃 배달을 가는 남자
손에는 주소와 폰번호가 적힌 메모장을
꼭 움켜쥐고 간다
꽃은 담배값이 되고
서울 막걸리가 되고
손녀의 과자 봉지도 되고
늙은 아내의 고등어 반찬도 돼서
마냥 대견하기만 하다
양손에 화분을 들고
바쁜 걸음으로 총총히
꽃주인을 찾아가는 남자
꽃을 든 남자
오늘을 사는 노년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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