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
어느날 그대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나는 비로서 내가 되었다
이름을 잊고산 세월이 엊그제가
아닌데 왜 가슴이 쿵쿵 뛰었는지 모른다
학창 시절때 내 이름은 꽃이었고
또한 찬란했다
지금 낙엽지는 창가로 누군가 다시
내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나는 세월을 돌이켜 내 "미자"로 돌아가고 있다
두 글자의 이름을 상실한 어느날부터 나는
개처럼 살고 개처럼 일했다
나의 살과 뼈는 다 닳아 없어지고
덩그러니 비폐한 영혼만 남겨졌다
누군가가 "미자"씨 하고 부르면 이젠 달려가
안길테다
그리고 남은 세월은 내 이름으로 거기서 살테다
그곳이 지옥이던 극락이던 상관없다
그렇게 내 이름을 불러주는 날
나는 그대의 사람이 되고 말테다
내 "美子"로 살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