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처럼
선암사 승선교를 지나
깊은 가을로 들어가 보라
강선루에서 신선과 풍류를
즐겨 보시라
인생 뒷편 고즈녘한 저녁이 오면
기다릴 사람없고 찾아갈 이 없는
호젓한 그 길 걸어보라
살다살다 힘겨운 날
선암사 뒷뜰 절기둥에 기대어
하늘 한번 보고 땅 한번 보고
쓸쓸한 발끝으로 그대 이름한번
끄적거려 보라
그리 돌아 돌다리 건너 내려오는 길
뒤돌아 보지말고 슬픈 눈으로
개울가 돌맹이 한번 쳐다보라
그럼 신선처럼 몸이 가벼우리니
무저갱 우물처럼 깊어지리니
고목나무나 장승처럼 서서
후회를 떨고 잃은것 없이 고요히
내려 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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