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멍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8. 2. 1. 08:43

 



                구멍



                 

                무언가에 몰두하고 빠지면

                바늘 구멍에도 빠져 죽는다

                오늘은 이이폰 구멍에 꽂혔다

                동굴처럼 커서 자동차도 왕래

                할것 같았다

                카페인에 중독된 윗층 남자는 밤을 새우며

                시집을 읽었다

                마리화나를 피우는 옆집 여자는

                밤새 쿵쿵거리며 건반위에서 뛰어 놀았다

                나는 밤새 음악을 들었고 글밥을 지었다

                다음날 아침

                허락도 없이 눈이 산더미처럼 내렸다

                불자동차 싸이렌 소리가 멀리 들려왔다

                이어폰 구멍은 원래대로 작아져

                성냥개비도 안들어 갈듯 빈약해 보였다

                어디에도 비상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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