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스님
절 문을 닫아걸고 스님이 앉았구나
처맛끝 풍경 혼자서 종일 노는데
바람 한점 슬쩍 지나가고
아무도 없는 암자 주춧돌에 겨울빛 한가닥 누웠다
먼데 산들이 함께 모여 두런거리는 저녁
산사에는 고즈녁한 아궁이 군불이 향기를 피우고
스님은 카톡을 두드리고 카스뮤직에 흠뻑 취해있다
모짜르트,베르디,푸치니,바흐,
하이든,조핀,휴만,조수미를 좋아하는 월하스님
모래 사막처럼 간밤에 산이 생겼다 사라지기도 하는
영혼을 가진 부처님 집에서
절문을 닫아걸고 스님이 앉았구나
보살행에 들어가는 길은 이처럼 멀고
사하라 사막의 노숙처럼 외롭고 황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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