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詩
어떤 시인이
밤마다 쓴 시를 아침이면 모조리 지워버리고
허망하게 먼 산을 바라본다
시는 자고나면 다 거짓말이
되어버리는 이유를 모른다
어떤 시인은 모조리 거짓말로
시를 짓고 우뚝섰다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고 따랐다
절명의 순간이 아니면 진실한 시는 쓸수없다
시의 바다에 거짓의 탈을 쓴 말의 유희들이
깔깔 거리며 유영한다
살을 깍고 뼈을 썰어 담그는 통곡의 눈물을
그대는 아는가
낙타의 뼈는 모래속에서 꽃을 피운다
레테의 강을 건너라
이제 당신이 죽을 차례이니
그 토막으로 꽃을 피워라
그리하면 자고난 아침
자리끼에 한송이 꽃시가 피어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