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대파 새우젓국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9. 3. 16. 08:43

 




                명화를 그립니다

                빈센트 반 고흐부터

                대파 한단을 식초푼 물에 담궈

                깨끗이 씻어 숭덩숭덩 썰어 파국을 끓인다

                초겨울 대파는 인삼보다 낫다고 누군가가 말했던

                기억이 나서

                끓는물에 두부 반모, 고춧가루 두스푼,새우젓 한스푼,

                대파 한웅쿰,설탕 조금,액젓 한방울,라면스프 쬐끔

                옛날옛적 어머니가 해주시던 대파 새우젓국 이다

                밥한공기 말아 알타리무김치랑, 돼지뒷다리살

                장조림이랑 먹으면 속풀이로 딱이다

                명화가 작가의 손에서 탄생하듯 음식이

                쉐프의 손맛으로 탄생하고

                나의 음식은 어머니의 기억으로 태어난다

                대파 한단을 썰며 엄지나 검지 손가락을 꼭 베이는

                까닭은 팟살이 미끄러워서가 아니라

                엄마 생각에 눈시울이 뜨겁기 때문이다

                제철 칼칼한 대팟국 한그릇 먹으려면 이토록

                조그만 상처가 불에 데인듯 아프고 쓰라리다

                 

                이 봄 섬진강의 물결은

                저 먼 하늘까지 맞닿아 있을텐데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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