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庭園
할리데이비슨을 갖고 싶었다는 한 여자는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시인 남편을 만난 까닭이다
민수나 슈왈츠너거를 만났더라면
땡땡이 스카프를 날리며 춘천강변을 달렸을지도 모른다
生을 곡예하듯 질주하고 싶은 자들에게 바이크는 神이다
배달의 기수에게는 좀 다르지만
때로는 새가 되고 싶었다
하늘를 날다가
아무데서나 숙식을하고
노을에 빠져서 불이되고 망망바다에 물이되고 술이되고
푸른 날개짓으로
끝없는 야자수 밀림밭을 한없이 날고 싶었다
이제 바이크에 얹혀 저 가파른 벼랑을 지나
깊고푸른 바다로 가야할 때다
꿈은 사라지고 소문만 무성할
세상을 등지고 날아오를 시간이다
백합 정원에 여자가 죽은듯 앉아있다
할리데이비슨은 날개없는 안데스산맥의
콘도르를 닮았다
여자는 어느날 바이크대신 산악용 지프 랭글러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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