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아파트단지 화단에 앵두꽃이 활짝 피었다
빨간 앵두를 보면 왠지 가슴이 막 두근거린다
동네 처녀가 바람난다는 우물가는 전설이 되었고 唱歌도
빛을 잃었다
그래도 빨간 앵두는 여전히 고혹스럽게 피어서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물동이 호밋자루마져 던져 버리고 이쁜이도 금순이도
담봇짐을 싸들고 서울로 갔다는
앵두나무 노래를 나는 숨은 뜻도 모르고
어릴적엔 꽤 많이 부르고 다녔다
우물가도 없어지고, 앵두나무도 없어지고
금순이, 이쁜이도 다 사라져 버렸는데
아파트 화단에 그 전설의 앵두나무가 꽃을 무성히도 피웠다
꼬맹이는 새콤 달콤한 앵두를 따서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오물오물 씨골라내며 즐겨 먹었는데ᆢ
주머니가 빨갛게 물들어도 그냥 좋았다
앵두나무 우물가가 아직도 어딘가에 남아있을것 같은
바램은
싱숭생숭 어릴적 첫사랑이 떠올라서 일까
앵두가 여느 과일과 달리 매혹적인
이유는 무엇 일까ᆢ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녀 바람났네ᆢ
물동이 호밋자루 나도 몰래 내던지고ᆢ"
곧, 열매를 달고
빨갛게 익어 날 또 꼬시겠지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