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하다
어떤 시인이 늘그막에 학교때 별명들을 나열하며
옛날을 추억했다
똥개,말대가리,미친개,좁쌀대감,망둥이,깡패,개밥그릇,
꼴초,꽁치,찌글이,쌍파..등등
나는 눈이 크다고 '딱불이'란 별명으로 불려졌다
어느 학교나 다 있을법한 별명 '미친개'는 생물 선생님 이시다
성질나면 신고있던 쓰레빠(실내화)를 벗어들고
뺨따귀를 후려쳤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생각할수없는 인권유린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때는 감히 누구 하나 이의를 달 사람은 없었다
우리가 무조건 잘못했고
선생님은 "왕" 이시니까
반 전체 60명을 칠판앞에 줄 세워놓고 한명씩 각목으로
인정 사정없이 볼기를 터져라 쳤던 물리 선생님 '오영호'
오샘은 때리는게 이력이 붙어서 하루라도 거르면
몸살이 난다고도 했다
우린 이렇게 맞으며 공부란걸 했다
우리반은 "텍사스"반
무법자 같은 놈들이 많은 반
담임은 "좁쌀영감" 한O숙 선생
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셨다
성격이 꼼꼼하고 매사에 얼마나 잔소리가 많으신지,
물론 나쁜짓 하지말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충고 말씀들이다
유독 개그림을 잘그렸던 '똥개' 충환이는 제 별명을
제일 싫어 한다
어른이 돼서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똥개야" 했다가
삐져서
일년을 주둥이가 나와 말도 못 붙인 적이 있다
이름보다 별명으로 더 불리우던 시절
풀잎같이 싱싱하던 세상 이었다
위에 이 별명으로 불리우던 인간들 중에 반수이상은
벌써 소풍 끝내고 돌아가셨다
나도 돌아가는 길목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