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이야기

무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8. 6. 14:34

미리 예견된 것 처럼
사랑이 온다면
이별은 삭제된
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때로 덜 사랑하는
날 있더라도 너무 많이는
쓸쓸하지 않은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마에서 시작된 입맞춤이
깊은 하구로 흘러드는 동안
꽃이 될 희열같은 날이 더 많은 사랑이라면
좋겠습니다

가시 같은 날에 뾰족함을 뽑아내며 대신
피 흘리는
내가 뒤돌아 숨죽여 우는 날
그리 많지않은
사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까지나 어여쁘다 사랑스럽다 쓰다듬어 주고
힘들다 토닥여 주고
괜찮다 안아 주고

내가 그인 것 처럼
그가 나인 것 처럼
그런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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