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0. 11. 25. 05:22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인생의 전부를
밥 먹는데, 똥 싸는데, 잠자는데, 남의 일 해주는데
대부분을 할애하고
정작 나 자신을 위한 일
사랑하는 일에는
달랑 몇 년 몇 개월밖에 못 내주었네요
먹고 살기 위해 남의 일을 평생 도왔지만 남는 건
모가지 잘리는 일뿐이었어요
이러려고 세상에 온건 아니잖아요

비로소 환갑쯤 돼서야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누가 거들떠도 안 보네요
꼰대를 누가 관심 두고 봐 주겠어요
그러니 노땅이라는 타이틀만 달고 오늘을 살아갑니다
이제야 시간이 좀 남아도는데
어디 쓸데가 별로 없습니다
갈 데도 없습니다
바이든이나 트럼프는 나이 팔십이 되어서도 권력을 잡고 싶어 서로 피 터지게 싸우고 있는데
나는 싸울 상대조차 없다고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퇴폐적이거나 뇌색적이거나
고독하거나 오만하거나
슬프거나 기쁘거나
증오와 분노, 애증과 배신
주님과 12 제자의 만찬
노숙자와 희망의 밥차
이렇게 신은 세상에 참 많은 배경 음악과 풍경을 깔아놨네요
나도 그 배경 속 잔챙이 일뿐

하느님의 딸은 6 제자를 보태러 세상에 왔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낙담을 합니다
'프랑수아'를 사랑한 암살자가
자살을 하기 때문이죠
슈베르트와 헨델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카트리느 드뇌브'는 200 유로에 하룻밤 젊은 필립을 샀습니다
이 세상은 너무나도 형편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렇게 자고도 다시 또 자러 가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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