業
우연이란 없습니다
필연입니다
운명이란 것도 없습니다
숙명입니다
당신이 나를 만난 것
내가 당신을 만난 것도
수천 년을 돌아 회귀한 정해진 만남이었습니다
헤어짐도 마찬가지 지요
우린 애초에 각자 갈 길이 있었거든요
사람은 어차피 만났다 헤어져 돌아온 곳으로 다시
되돌아 가는 거거든요
잠시 잠깐 왔다 가는 인생길은
이렇게 만나고 헤어지고 또다시 만나는 환생의 끝없는
業인지도 모릅니다
섭섭해하지도 말고 원망도 말아요
우린 언젠가 다시 무엇이 되든 또 만나게 되어 있으니까
구름 이든, 비가 되든, 바람이든 노을빛으로든
만나게 될 테니까
바람이 잠자면
나가보려고 해요
당신이 어디쯤 오고 계신지
알아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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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늘, 나는
뛰어가지도 못하고
날아가지도 못하고
늘, 종종 걸음으로 걸어 다녔다
세상은 좁고
나는 우주 시공을 동경하며
지구본을 돌리며 살았다
늘, 지구의 대기권 밖에서
지구별을 바라봤다
무한한 우주는 내 품 안에 있었다
나는 지구별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