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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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 러간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1. 5. 13:54
흘러간다
아홉수를 간신히 넘기고
또다시 강을 건넌다
노를 저어 노을 속으로 갈 때
등에 어둠을 지고 간다
다시 십 년의 세월을 시작한다
개나리 노랗게 피는 날
김밥 싸서 들고 철길로 나서련다
동백 지는날 금오산 기슭 향일암에 올라
울리라
나는 누구인가
왜 여기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 길인가
깨달음도 잊은 채
바보처럼 살았군요 라는
어리석은 몸짓으로 간다
레테의 강은 먼데
닻을 내릴 포구는 어디인가
헤매 도는 고해의 세월
역마는 쉴 곳이 없다
나는 왜 여기까지 왔는가
왜 여기 있는가
세상에 함부로 온 生은 없듯이
나는 어느 무엇이 되어 흘러간다
오늘도 살아야지
살아 내야지
어디로든 흘러가야지
보고싶은 것도 없고
그리운 것도 없이
언제든 죽어도 좋을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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