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홈
태그
방명록
나의 이야기
꽃이 피면 슬픈 사람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3. 10. 08:18
꽃이 피면 슬픈 사람들
꽃이 피어서 슬픈 사람이
문밖에 서 있다
꽃은 멋 모르고 피어나서
하얀 시트위에 그림자로 흔들 린다
휠체어가 개나리 무리속으로 스며들자
벌들이 꿀을 날랐다
간호사가 하얗게 웃었다
마지막 봄은 까맣다
슬픈 꽃들이 손을 흔든다
검은 강의 배는 노도 없이
안개처럼 흘러간다
하늘에 뿌려진 별들이 마중을 나왔다
문밖의 사람이 운다
꽃의 정령들이 손을 흔들고
진달래 언덕에서 푸른 바다를 본다
바다는 어머니 품 같아서 고요하다
고요해서 적막하다
꽃이 피면 슬픈 사람들이 창가에 서 있다
꽃이 지면 떠날 사람들이
창가에 앉아 있다
꽃의 정령들이 손짓하고 있다
꽃이 진다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
나의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막에 내리는 눈
(0)
2021.03.12
삼류 인생이라 행복하다
(0)
2021.03.11
生, 그 앞에서
(0)
2021.03.09
복수초 시인
(0)
2021.03.08
개망초
(0)
2021.03.07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