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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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3. 25. 11:30
그날
생각나는 사람있다
아직은 기억이 살아있어
그대가 그립고
가슴이 설레어서 좋다
지나온 세월은 온통 꽃길
낙엽 져도 좋았고
눈이 와도 좋았네
계절은 또다시 와 주니까 고맙다
오늘은 그대 생각에 잠기네
오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사람이 몇인가
흐려지고, 멀어지고
내 안에 뜰은 낙엽 지고
눈이 내려 덮이면
모두 잊혀지고 말겠지
나는 창가에 서서
그대조차 잊고 말겠지만
그래도 오늘 찻잔의 온기처럼
따듯하게 기억해 주기를 바래
자꾸 잊혀져 가네
내가 누구인지
그대가 누구인지 모르는 날
그날이 다가오네
그날
생각나는 사람은 없고
창가에 기우는 저녁 햇살처럼
길게 누운 내 그림자만
장승처럼 서 있겠지
그렇게 다 잊고 말 거야
소멸하고 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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