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하늘을 보자ᆢ 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전철 안에서, 빌딩 숲에서, 사무실에서, 공장에서, 하늘을 쳐다볼 여유란 없다 땅만 보고 걸어서 도대체 하늘은 어디 있는지 잊은 지 오래다 자라목이 되고 노안이 오고 죽도록 일하고 돌아오는 저녁 골목길 라일락 향기가 짙어가는 봄을 알려준다
오늘은 일부러 세정거장 전에 내려 천변을 걷는다 수은등 불빛이 은은한 천변에 긴 그림자를 그린다 하늘은 검고, 강도 검고, 배도 고프다
가끔은 하늘을 우러러보자고 다짐했지만 하늘은 보이지 않는다 검은 하늘만 떠 있다 마음을 덥혀줄 노란 수은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겁다 때로는 삶의 무게가 천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