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후루룩 쩝쩝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4. 25. 10:08



옛 어른들은 밥상머리에서 쩝쩝거리거나 후루룩 거리며
먹는걸 천박스럽다고 했다
소리 안 나고 조신하게
입속 안이 안 보이게 먹으라고 가르쳤다
밥을 먹을 때는 음식물이 튈 수 있으니 불필요한 말은 되도록 삼가도록 하고
입속에 음식물이 보이면 지저분해 보이니 조심하라고 했다

요즘 먹방 프로그램을 보면 출연자들은 후루룩 쩝쩝하며 일부러 큰소리를 내며

먹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것은 일본 음식 먹는 문화에서 온 것이다
그릇을 들고 음식물을 젓가락으로 입에 쓸어 넣다 보니 소리가 안 날 수 없다
또 면을 먹을 때는 일부러 후루룩 소리 내며 먹는 게 예의라고 여긴다니 할 말이 없다

특히 요즘 잘 나가는 백 모 씨의 세계 음식여행에서 보면 일부러 후루룩 쩝쩝하며

먹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면을 먹을 때는 후루룩 거리며 먹는 것을

원칙으로 여긴다
닮을 것이 없어서 천박스러운 일본 음식 먹는 문화를 흉내 내는 것일까
우리는 국물도 들고 마시면 안 되고 수저로 떠먹는 문화인데 일본은 수저가 없으니

들고 마시는 젓가락 문화인데
그걸 또 좋다고 따라 배우는 행태가 참 한심스러울 뿐이다

배울 것을 배워야지
천박한 음식 습관을 자랑스럽게 따라 하는 행위가 개탄스럽다
먹방 프로그램의 예능인들이 우리 식사문화를 무시하고 못된 음식 습관을 가르치고 있다

밥상 앞에서는 말수도 줄이고 소리 없이 조용히 먹는 우리 식사 문화를 비웃듯이
후루룩 쩝쩝하며 돼지처럼 먹는 요즘 세태가 왠지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우리의 전통보다 일본 음식 문화가 그렇게 보기 좋은가

먹방 프로그램의 무식한 먹방 문화를 보며 함께 동조하는 세태가 한심스럽기만 하다
따라 할걸 따라 하자
자존심 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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