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은 지나가는 바람 같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편린들은 늘 반짝였고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갔다 오랜 시간 동안 방황했던 지구별 곳곳에는 꽃이 있고
반딧불이 있고 바다 새들이 있었다 석양 무렵 포신 위에 앉아 노을을 쳐다보는 부낏멜라와띠 의 늙은 원숭이는 나를 닮은 듯 처연해 보였다 삶이란 단순치가 않았다 마치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가듯 지난하고 복잡했다 인간으로 와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일은 단순치가 않았다 너른 바다에 떠다니는 부초와 다를 바 없었다
생의 정점은 육십부터였다 이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기 비로소 모든 게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부양의 의무도 사라지고 어깨가 솜털처럼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어디든 날아갈 수 있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용서하며 철이 들기 시작했다 生이 비로소 환해지기 시작했고 사는 맛이 났다
그렇게 生은 화려하진 않아도 수려했다
이순이 지나고 고희를 지나고 망팔이 오면 종착역이다 물론 그 안에 부르면 언제든 갈 준비가 되어있다 철이 들자 돌아가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