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에 걸린 오후 / 나의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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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잘 드는 방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5. 16. 17:33
볕 잘 드는 방
누워 있으면
길게 드리우는 햇살
마치 빗살무늬처럼
수억 광년을 날아와
채광이 좋은 방으로 스며
나비처럼 너울 거린다
손을 뻗으면
한 움큼 잡히는 따스함
눈으로 먹고 귀로 먹고
코로 먹는다
나른한 몸으로도 먹는다
구름 사이를 타고 내려오는
볕의 비
나른한 빛의 향연
지나가는 여우비와
활짝 웃는 청하
볕 잘 드는 방에 누워
시공을 잘게 쪼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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