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in Paris
한 시절을 풍미했던 한국 여배우가 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피아니스트와 살았다
아침마다 따뜻한 바게트 빵을 꽃과 함께 한아름 안고
아파트에 들락 거렸다
피아니스트 남편과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이야기하고
시와 문학을 논하며 살았다
베토벤이 기장 행복했던 젊은 시절에 쓴 슬픈 노래를 남편이 연주하고 있을 때
그녀는 세상을 온통 다 갖은 듯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치매를 앓는 노인네로 돌아왔다
남편과 식구들이 매스컴에 연일 오르내렸다
돌보지 않느니 요양원에 버렸느니 산 사람들이 애매한 구설수에 올랐다
치매환자는 요양원에서 지내는 게 당연한 조치다
그곳에는 전문 요양 보호사들이 환자를 케어하고 보살피게 마련이다
식구들이 보살피게 되면 그들의 생활은 엉망이 되게 마련이다
당연한 조치를 제삼자인 타인들이 사생활을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
똥, 오줌을 받아내 본 사람만 이 어려운 사정을 알기 때문이다
한 때의 스타도
파리의 여자들도
늙고 병들기 마련이다
치매는 늙고 병드는 것이므로
순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윤정희와 백건우는 잡음 없이
잘 살아온 부부의 표상이다
타인들이 상관하고 판단할 그런 무지한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
파리의 여자도 세월이 가서 늙어지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가는 것이다
누구든 다들 그렇게 한 세월을 살다가는 것이다
누구를 원망하고 탓할 일이 아니다
자연의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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