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 하나 긋는다
이렇게 살아있으니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좋은 사람들도 만나서
얘기하고
맛난 것도 먹고
얼마나 좋은가
살아있는 것은 축복이다
어느 노시인이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는 살아있는 것이 고행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축복이라 말하는데
행, 불행은 자기 마음 쓰기에 달린 것 같다
보는 사물마다 행, 불행이 갈리는데
그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달렸으니
마음에 창을 열고 살아야 한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축복이다
행복한 것이니
감사히 여겨라
고마워하라
과연 그러한가
오늘도 밑줄 하나 긋는다
먼저 떠나는 길손들은 말이 없다
남겨진 사람들도 말이 없다
산다는 게 결코 녹록찮은 일이건만
노시인은 오늘도 열심히 산다
그 열정에 탄복한다
사랑하라
감사하라
최선을 다해 살아내라
그리해야 후회가 없느니
그러나
오래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안다
그가 얼마나 힘겨운 고통의 바다를 건너 왔는지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