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깊은 잠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1. 9. 6. 08:54

 

 

 

깊은 잠

 


바다에 누워
해먹 위에서
벙커 속에서
토굴 속에서
죽음보다 깊은 잠을 잔다

깨어난 하늘은 드높고
매미소리 시끄럽던 날
고추잠자리 보니
가을이구나
나는 자는데 세상은 깨어있다

면벽은 깊은 잠이다
나 하나 깨우치는 일이
태산을 업는 일과 같으니
세상의 이치가 벽에 들었다

그러길래
깨어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세상 이치는 보이지 않는 것에 있으니
눈을 감고 바라보자
이제 벽이 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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