半 개
"인생은 구십 부터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시는 老 시인은 아침저녁 매일 만 오천보를 걸으신단다
小食으로 몸이 깃털같이 가벼우니 날아다니시는 게다
하체에 전혀 하중이 없으시니 나는 새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우리 친구들은 벌써 모두 삐거덕 거린다
더러는 일찍 가고
남은 자들은 몸들이 성치 않다
평생 젊은이로 살 줄 알고
술에 담배에 외식에 회식에 배 터지게 먹고 살았으니 똥배가 나오고
두 다리가 몸뚱이를 건사하기가 쉽지 않은 거다
그러니 노환에 기저 질환으로 늘 약봉지를 달고 산다
老 시인은 철봉도 하시고
여행도 자주 다니신단다
건강 검진하면 신체 나이가 50대로 나오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섭생이 이렇게 중요하다
아마 백이십 수는 너끈히 넘기실 것 갔다
필경 그 밑에 있는 제자들이 줄줄이 먼저 갈 듯싶다
술 담배로 절었으니 당연한 순서라고 생각한다
小食이 건강유지에 필수 요건인 것 같다
사과도 반개
귤도 반개
바나나도 반개
고구마도 반개
토마토도 반개
감도 반쪽
키위도 반쪽
오렌지도 반쪽
노시인은 무조건 반개만 먹는 습관을 가지고 계시다니 과식이란 없다
구순을 벌써 훌쩍 넘기시고 매일매일 時를 쓰며 사는 일이
제일 행복하다는 참시인
만재(晩才) 시인님 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