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1시간 물들이기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3. 20.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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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간 물들이기

 


냉동실에 얼려 두었던
지난가을 채취한 봉숭아 꽃잎을 꺼내
손발톱에 물을 들인다
열 가락 다 들이면 과하고 혼란스러우니
엄지손톱, 발톱만 들인다

냉동이 안 되는 시절
늦여름, 초가을 자락에나 들이던 꽃 물을
덕분에 시도 때도 없이 마음 동하면 아무 때나
오케이다

잠자리 들기 전에 싸매고
아침에 일어나 풀었다
주홍색 꽃물이 잘도 들었다

11시간 꽃물이 예쁘게 들었습니다
노망이라 말하지는 말아주세요, 추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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