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感이 떨어졌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1. 11. 09:27



계란찜 맛도
황태찜 맛도
오이짠지 무침도 맛이 없다
고등어 묵은지 찜을 해도
맛이 별로다

재료와 양념 레시피는 달라진 게 없는데
음식 맛이 예전 같지 않다
왜 이럴까
내 입맛이 변해버렸나

양념의 차이인가
육수가 문제인가
까먹고 안 넣은 조미료가
있었나
음식의 때깔도 산뜻하지 못하고 어둡다
고춧가루의 문제인가
다른 재료의 문제인가

입 맛이 변하고
감각 기능도 떨어졌다
간 맞추는 능력도
양 조절도 모두 어눌하고
서툴어졌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손 맛마저 함께 떠나 가버리고
세월은 이렇듯 모든 것을 고요히 회수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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