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화살나무 단풍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1. 12. 00:03



누구를 쏘아 맞힌 핏빛인가
선혈이 낭자하다

사냥꾼이 노루 한 마리 짊어지고 돌아가는 저녁
노을 아래 화살 깃이 붉다

살이 '위잉'하고 울면
바람도 따라 울 것 같은
붉게 물든 살 나무
차마 꺾지도 못하고

새 봄에는 새순 따서
나물 무치고
남으면 덖어서 귀전우차(鬼箭羽茶)도 만들고
그러면 겨우내 속이 따스해지려나

화살나무에 불이 붙었다
불 화살이 노을을 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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