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혜선 氏의 私생활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2. 2. 18:06



혜선 씨는 16년 차 결혼 생활을 마감했다
이유는 이렇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들어와
내게서 김치 냄새, 고등어 비린내가 난다고 곁에 오지 말라고 했다

밤새 혼자 생각했다
서운하고 분했다
그 냄새가 왜 나는데
니들 다 해 먹이느라고 나는 냄새 아니냐
이 미친 것들아

다음날 바로 이혼 수속을 진행하고
그렇게 헤어졌다
딸 하나, 아들 하나는 남편에게로 갔다
내겐 부양할 능력이 없었다

그 당시 남편에겐 이미 분 냄새를 풍기는 여자가 있었다
그는 분 냄새와 반찬 냄새 중 하나를 택한 것이다

그 후
혜선 씨는 김치도 안 담고 고등어도 안 굽고
분 냄새 풍겨가며
연애도 하면서
혼자서 잘 살고 있다
김치 안 담고, 고등어 안 굽고 분 냄새를 풍기니 정말 사내들이 꼬였다

애들도 다 커서
시집 장가를 가 잘들 살고 있다
남편만 혼자 사업 말아먹고 찌질하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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