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란이 파이팅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2. 12. 7. 08:50



술 잘 마시고요
담배도 잘 피우고요
노래도 잘 부르고요
춤도 잘 추고요
이런 사람 찾습니다

평생을
착하고 좋은 사람들과 살다 보니 밋밋하네요
망나니 같은 놈 만나
망나니처럼 그런 삶을 한번 살아보고 싶어 졌습니다

내 친구 영란이는
평생을 노숙자처럼 친구들에게 빌붙어 살았습니다
그런데 누가 욕하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아무데서나 자고, 먹고, 떠나고, 다시 돌아오고
여태 그렇게 살았습니다

남편도 없고
자식들도 없고
친척들에겐 없는 사람이고
달랑 저 홀로 살아갑니다
늘 밝고 명랑합니다
동창 모임에는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영란이에게만은 회비를 받지 않습니다
기초 수급자로 기초 연금만으로 살아가기 때문 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 친구의 삶이 부러워졌습니다
평생을 살림만 하며 살다 보니
혼자라는 게 가끔은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영란이는 평생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닙니다
그렇게 잘 삽니다
영란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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