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라는 찬란했다
황홀하고 신비했다
그리스 여신 같은 그도
오줌 누고 똥도 쌀까
늘 궁금했다
아닐 것 같았다
25년이 흘렀다
미라는 머리도 하얗게 세고
입가에 주름도 많이 늘었다
헵번처럼 곱게 늙었다
어깨, 허리, 손 목도 많이 아프다고 한다
그래도 뒷 모습은 꼬부라지지 않고 여전히 예전 자태 그대로다
미라를 떠났을 때
나는 이미 세상에 없었다
그는
내 묘에 여러번 찾아와 술을 부었다
두물머리가 보이는 산등성이에도 봉분이 점점 늘어나더니
묘지가 산을 뒤 덮었다
그러더니 어느 날 산등성이가 사라지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내일은
미라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요단강을 건너 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