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커피가 식어가는 저녁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3. 5. 21:13



지나온 길이 아련하다
무참했던 추억과 달콤했던 기억을 찻잔 모서리에 두고  음미한다

오랫동안 모든 것에 대해 관허했는지
지나치게 까칠한 적은 없었는지 자문한다
그리고 이젠 단순해지려고 결심 한다

스쳐가는 것들을 모든 것들을 용서하고 싶다
손을 내밀어 온화하게 허락하고 싶다

산등성이 바람처럼
때론 강가 노을처럼 편안하게 너를 소유하고 싶다

커피가 식어가는 동안 나는
평화롭고 자유로운 날개를 펼친다

흔들리지 않는 나무가 될테다
어리석은 눈동자를 갖지 않을 테다
식어가는 커피처럼 다만 고요할 테다

나는 그런 저녁 모퉁이에 앉아있다...<rewrit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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