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상처는 생의 꽃이었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0. 5. 08:52



한 생을 살아오면서
누구나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산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흘러간다지만
씻기지 않는 상처는 늘 기억 속에 산다

인연은 운명이기에
관계의 상처도 숙명이다
어루만지고 토닥여야 덧나지 않는다
옹이가 되면 여물어 아프지는 않다
세월의 힘이다

내 상처는 나만 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베었는지 잘 안다
누군가를 베면 나도 베이게 마련이니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나는 얼마나 베고 살았을까
베인 사람은 잘 살고 있을까

한 생을 살아오면서
누구나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산다
상처가 아물어 옹이가 될 때까지
잊지못 할 사람도 하나쯤 모시고 산다

헛된 생이란 없다
모두 귀중한 삶이다
상처도 소중하다
오늘도 아픈 상처 하나 꺼내 다독이며 살고 있다
아, 사람들은 왜 서로 베며 살아갈까

상처는 생의 꽃이었다는 것을 문뜩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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