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월의 마지막 밤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3. 10. 31. 22:23



가슴을 덮어 주세요
상강이 지나 입동이 코 앞 입니다
아직은 낮더위가 조금 남아있지만
조석으론 제법 추워졌어요

겨울 이불을 꺼냈어요
새벽녘 한기에 오한이 오던걸요
갑작스러운 추위가 생경 맞네요
마치 처음 맞는 겨울처럼요

올겨울 한파는 무서울 거라는 기상 관측 예보가 나오네요
꽁꽁 얼어붙을 엄동에 짜릿해지네요
추위가 좋은 사람도 있을까요

저는 추위를 좋아해요
한파도 폭설도 북풍도 좋아하죠
빙하가 녹고
만년설이 녹아
눈 속에서 실종됐던 알피니스트가 발견 됐다네요
알프스 빙벽도 조금씩 녹고 있어요

오늘밤은 홀로라도 뜨거워야 하니
목까지 덮어주세요
시월의 마지막 날 지금쯤
은비령에도 겨울이 찾아오고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우리 동네는 돌아다니는 낙엽 천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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