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他人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24. 2. 16. 07:20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습니다
바다 건너 있는 도시를 인근 마을처럼 드나들 수 없으니 말입니다
십 수년 동안 소식을 끊고 살았으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다 세월 가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버리면 그걸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잊혀질 인연일 줄 알았습니다
사람의 길은 바람 같으니까요

다시는 못 뵈올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불쑥 나타나면 안 되는 일이지요
당신을 보는 일은
이 겨울에 봄 같은 일입니다
다시 지난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일이지요

잔잔한 호수에 돌팔매가 왠 일입니까
다시는 못 볼 풍경을 보고 있습니다
오던 길로 돼 돌아갑니다
그대도 못 본 척 지나쳐 주시기를 앙망(仰望)합니다

다시는 마주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우린 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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