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날 소낙비처럼 스쳐간 인연이여
바람이 불면 그 사랑도 비켜가네
지나가는 사랑도 사랑은 사랑이었네
해가 가도 소식 없는 안부는
미루나무 높은 가지에 걸려있고
잎이 흔들릴 때마다 방울 소리를 내네
사랑이여 스치는 바람 소리가 아니었으면 하네
인연은 한갓 바람 같아서 스쳐서 지나갔네
우리는 벼랑 같은 사랑을 했네
그 사랑을 못내 못 잊어 한평생을 바람같이 사네
인생은 바람 같아서 머물 곳도 없네
그렇게 흘러가 버리고 마네
먼 산 뻐꾸기 울 때 그 사랑도 슬피 우네
사랑에게 묻네 진정 사랑했느냐고
아무 말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