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부딪히는 소리
강물이 부딪히는 소리
바다와 섬이 부딪히는 소리
악기와 소리가 부딪히는 소리
세상에는 천만 가지의 소리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몸에서 나는 소리가 제일 신비롭지요
비비고 맞대고 기대면 흘러나오는 소리
세포마다 소리를 품고 사랑과 이별의 소리를 냅니다
외로운 소리, 환희의 소리, 쾌락의 소리, 알 수 없는 내면의 소리는 태초의 소리처럼 신비합니다
三更 북풍의 소리는 고독합니다
동지섣달 서러운 밤을 지새우는
이방인의 뒤척이는 소리가 애닲습니다
단소의 흐느낌처럼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는 영혼의 발자국 소리가 겨울처럼 고독합니다
세상은 새벽 기차를 보내고 레일에 흔적을 남깁니다
어느 역참의 기침 소리가 흐느낌처럼 들립니다
흘러 흘러 당도하는 어느 항구의 부둣가처럼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인숙의 문풍지는 바람을 두려워합니다
별이 지고
달이 지고
해가 져도 괜찮습니다
아무래도 좋습니다.
살을 비벼 소리를 내고
갈대처럼 누우렵니다
당신의 곁에서 투정 부리며
핀잔을 들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내 처지고 나서야 비로소
적벽 같은 마음으로
그대 가슴에 스미여 옅은 소리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대에게 가는 길은 로마처럼 먼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