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사랑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1. 27. 22:57








                        겨울사랑


                        저 먼 옛날 거리에서

                        큰 여행가방을 끙끙거리며 힘겹게 들고

                        전차에 올라 창밖을 보면 흰눈이 내려요

                        너에 이름도 부르고 내 이름도 부르면

                        그리움도 눈처럼 쌓이죠

                        내가 가는 간이역에는 철도원 아저씨가

                        노란깃발을 들고 설국열차를 맞이하고

                        떠나보내고 거기 내가 다시 내리고

                        알라딘의 마술램프에서 나오는 거인같은

                        흰구름 연기를 내뿜는 그 기차를 타러

                        나는 꼭 갈꺼예요

                        겨울 바다가 외롭고 여정도 슬프지만

                        돌아보지 않기로 해요

                        슬퍼 하지 말기로 해요

                        묻지도 말기로 해요

                        그냥 묻어두기로 해요

                         

                        땡땡 종을 울리고 전차가 교차로에 서면

                        당신의 눈망울에 눈물이 어리고

                        까무룩한 거리 너머로 가로등이 켜지네요

                        그러자

                        날 버려놓고 전차가 눈발 속으로 사라지네요

                        이게 모두 다 사랑 일꺼예요

                        기다릴꺼예요

                        이 겨울사랑을

                        돌아서는 모습이 너무 아련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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