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낙원상가 해장국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4. 9. 21. 08:08








            낙원상가 해장국


            종로 3가에서 내려 전시회 가는길

            낙원상가 옆 2000원짜리 해장국 집을 지나간다

            먹고 싶은데 같이 가재도 다들 담에 가잔다

            담에 언제 가자는 거야

            노숙자 버젼으로 혼자가서 먹자니 용기가 안나고

            오늘도 애매한 만원짜리 정식 먹고 왔다

            곁눈질로 슬쩍 본

            양은솥에서 설설 끓는 시래기 해장국이

            자꾸 눈에 밟힌다

            헐값이니 다들 체면 손상갈까 걱정도 되려니와

            허름한 노인네들 속에서 함께 숟갈질 하기도

            쪽 팔리니까 안가는거 나는 다 안다

            근데 그 노인네들도 옛날에는 다 잘나갔거든?

            우리도 곧 돈떨어지고 추운날이 올걸 왜들 모를까

            그나저나 이 해장국 누구랑 먹으러 가지

            언제쯤 맛볼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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