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똥 따주는 남자 / 김낙필
저 남자가 제 남편예요
TV 앞에서 신문지 깔고. 며루치 똥
발라주는 남자 말예요
옛날엔 침 좀 뱉고 좀 놀았죠
애간장도 녹이고 속도 무척 썩였죠
지금은 엄청 사람 됐어요
콩나물도 다듬고 걸레질도 치고
빨래도 잘 개켜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뭐든지 잘해요
써먹을만 하다니까요
왕년에 밖에서 데려온 아이도 하나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커서 장가도 가고 제금나서
좋은 직장 다니며 잘 살아요
나한테 은혜 갚는다고 용돈을 한달에
30만원씩이나 주는 효자 랍니다
굴러온 복덩인 셈이죠
제속으로 난 새끼들은 뜯어갈 생각만 하지
땡전 한푼도 안 주는데 말예요
그 핏덩이 데려올때 갈라 섰으면 이런 호사를
어디서 부리겠어요
다 지나간 세월 예요
저기 저 멸치똥 바르는 남자가
우리집 사람 인데요
옛날에 쫌 놀아본 남자예요
바람같은 남자죠
그거 참‥ 손끝이 야무져서
시키면 못하는 일이 없네요…^^
<세월은 못 아물게하는 상처가 없는것 같아요‥
그렇게 아프던 상처도 다 지나고나면
아련한 추억 같아 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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