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멸치똥 따주는 남자 / 김낙필

시인화가 김낙필/자작나무숲 2015. 1. 29. 11:28






              멸치똥 따주는 남자 / 김낙필


              저 남자가 제 남편예요

              TV 앞에서 신문지 깔고. 며루치 똥

              발라주는 남자 말예요

              옛날엔 침 좀 뱉고 좀 놀았죠

              애간장도 녹이고 속도 무척 썩였죠

              지금은 엄청 사람 됐어요

              콩나물도 다듬고 걸레질도 치고

              빨래도 잘 개켜요

              시키면 시키는 대로 뭐든지 잘해요

              써먹을만 하다니까요

              왕년에 밖에서 데려온 아이도 하나 있었지만

              그럭저럭 잘 커서 장가도 가고 제금나서

              좋은 직장 다니며 잘 살아요

              나한테 은혜 갚는다고 용돈을 한달에

              30만원씩이나 주는 효자 랍니다

              굴러온 복덩인 셈이죠

              제속으로 난 새끼들은 뜯어갈 생각만 하지

              땡전 한푼도 안 주는데 말예요

              그 핏덩이 데려올때 갈라 섰으면 이런 호사를

              어디서 부리겠어요

              다 지나간 세월 예요

              저기 저 멸치똥 바르는 남자가

              우리집 사람 인데요

              옛날에 쫌 놀아본 남자예요

              바람같은 남자죠

               

              그거 참‥ 손끝이 야무져서

              시키면 못하는 일이 없네요…^^

               

               

              <세월은 못 아물게하는 상처가 없는것 같아요‥

              그렇게 아프던 상처도 다 지나고나면

              아련한 추억 같아 지니까요‥>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방 / 김낙필  (0) 2015.02.01
다 아는 얘기지만, 은혜 만들기 / 김낙필  (0) 2015.01.31
애설 / 김낙필  (0) 2015.01.21
볏집 태우는 냄새 / 김낙필  (0) 2015.01.20
미안해 / 김낙필  (0) 2015.01.20